우크라이나와 미국의 정상회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갈등 속에 미궁에 빠진 양국 간의 '광물 협정' 체결에 다시 나설 것임을 시사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주도하는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 '계속 깐깐한 태도를 보일 경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될 수도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현지시간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투자 관련 회견에서 '양국의 광물협정이 끝장났느냐(dead)'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 28. 정상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고성으로 언쟁을 벌였다. 그에 대해서는 "나는 그가 (미국에 대해) 더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왜냐하면 미국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그들과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일 정상회담은 갈등의 골만 깊어진 채 아무런 성과 없이 마무리 되었는데, 이를 두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함정(setup)에 빠졌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트럼프 美 대통령, 광물협정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은 정상회담 약 2주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의 대가로 우크라이나 희토류 지분 절반을 넘기라고 협정 초안을 건네면서, 막상 정상회담에서는 깐깐한 태도를 보이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 했지만 양국 간 '광물 협정'에 대해서는 다시 나설 것을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수백억 달러를 지원했으니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며 희토류를 거래 조건으로 내세워왔다.
도대체 희토류가 뭐길래?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REE)는 란타넘(La)에서 루테튬(Lu)까지의 15개 란타넘족 원소와 스칸듐(Sc), 이트륨(Y)을 포함한 17개 원소를 지칭하는데, 현대 첨단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르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구에 존재하는 양은 구리나 납 같은 일반 금속보다 많지만, 경제성 있게 채굴할 수 있는 매장량이 적고 분리·정제 과정이 복잡해 공급이 제한적이다.
희토류는 탄소 중립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로,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풍력 터빈, 반도체, 의료기기 등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인 소재로 사용된다. 네오디뮴(Nd)과 프라세오디뮴(Pr)은 강력한 영구자석을 만들어 전기차 모터와 풍력 발전기의 효율성을 높이고, 세륨(Ce)은 연마제와 촉매로 활용된다. 유로퓸(Eu)과 테르븀(Tb)은 LED 조명과 디스플레이의 선명한 색상을 구현한다고 한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 자원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 경제와 안보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잠재적으로 희토류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희토류 자원을 개발하거나 탐사하는 데 있어 미국은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중요한 전략적 자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희토류 생산국으로, 미국과의 기술적, 경제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희토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을 통해 희토류 자원 확보에 유리한 입장을 취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했을 것이다. 희토류 자원의 확보는 군사적, 경제적 안보를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외교적 압박은 미국의 장기적인 전략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광물 협정은 어떻게 끝날까?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광물 자원 협정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자원 개발과 채굴에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가 가진 카드가 더 이상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강화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서방의 지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전략적 위치를 강화할 수 있다. 향후, 우크라이나는 광물 자원의 주요 공급처로 떠오를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와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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